설화 및 전설 날으는 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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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2 댓글 0건 조회 7,465회 작성일 18-05-15 00:39본문
원효대사(617∼686)가 경상남도 양산군 통도사 앞에 있는 지금의 천성산에서 수도하고 있을 때다.
토굴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좌선에 들었던 대사는 갑자기 혀를 차면서 걱정스런 음성으로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어허 이거 참 큰일났는 걸. 어서 서둘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다치겠구나.』
원효대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엇인가를 급히 찾았다. 원효 스님을 시봉하기 위해 바로 윗방에 기거하고 있던 학진 사미는 참선 삼매에 들었던 큰방 스님이 갑자기 일어나 황급히 뭔가를 찾는 모습이 이상하기만 했다.
『스님! 무슨 일이십니까?』
『화급을 다투는 일이 생겼느니라.』
사미승은 어안이벙벙했다.
『스님, 사방이 모두 조용하기만 한데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멀리 중국에서 변이 생길 조짐이니라.』
사미승은 기가 막혔다. 중국에서 일어날 일을 알고 계시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통을 얻어 천하를 두루 볼수 있는 원효대사의 안목을 한낱 사미승이 어찌 이해하겠는가.
원효대사는 급한 김에 딛고 서있던 마루의 판자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신라의 원효가 판자를 던져 중생을 구한다」는 글을 쓰더니 공중으로 힘껏 던졌다.
판자는 마치 큰 새처럼 중국을 향해 날아갔다. 사미승은 큰스님의 괴이한 행동을 그저 의아스럽게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한편 천 여 명의 스님과 신도들이 법당에 모여 막 법회를 시작하려던 중국 태화사에서는 난데없이 날아든 판자에 모두 놀랐다.
『아니 도대체 저게 뭘까. 이상한 물체가 이곳 법당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요.』
한 신도가 갑자기 공중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몇몇 신도들이 법당에서 나와 하늘을 쳐다보았다.
『정말 저게 무엇일까? 거참 이상하게 생겼네.』
『나비도 아니고, 새도 아닌 저런 이상한 물체가 어디서 날아왔을까?』
『그런데 저 이상한 물체가 법당 주위를 빙빙 돌며 더이상 날아가지를 않는군요.』
법당 밖에서 괴이한 물체가 나타났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법당 안에서 법회를 보던 신도들도 이 광경을 보려고 모두 마당으로 나왔다.
이때였다.
『우르릉 쾅.』
멀쩡하던 법당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무너졌다. 마침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온 뒤라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갑작스런 일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신도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서야 날아다니던 판자가 태화사 경내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가 그 판자를 보았다.
『아니 이건 그 유명한 신라의 원효 스님이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 날려 보낸 판자로군요.』
판자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은 머나먼 해동의 고승 원효스님이 천리안을 갖고 자기들을 구해준 사실을 알고는 모두 동쪽을 향해 합장 배례했다. 그리고는 원효 스님의 도력에 감탄을 연발했다.
『정말 대단하신 스님이군요.』
『과연 부처님 같은 성인이십니다.』
『일찍이 거룩하신 성자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큰 도력을 지니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스승을 만났으니 그분 곁에 가서 수행을 하여야겠습니다.』
법회에 설법을 하러 나왔던 한 스님이 원효 스님의 도력에 감읍하여 신라로 떠나려하자 너도 나도 스님들이 줄을 이었다.
스님뿐 아니라 재가 불자들도 원효 스님을 친견하고 법을 배우겠다고 나서니 천 여 명이 신라로 향했다.
원효 스님을 찾아 신라로 들어온 그들은 모두 원효 스님에게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그러나 움막 같은 토굴에서는 천 여 명이 기거할 수가 없었다.
원효대사는 새로 맞은 중국인 제자 천 명이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절터를 찾아나섰다. 스님이 산을 내려오고 있는데 어디선가 백발의 산신령이 나타났다.
『대사께선 절터를 찾고 계시지요?』
『그러하옵니다.』
『이 산 중턱 계곡에 이르면 천 여 명이 수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가람터가 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곧장 그곳으로 가보시지요.』
원효 스님은 걸음을 되돌려 산 중턱으로 갔다. 과연 그곳엔 스님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반듯한 터가 있었다.
원효 스님은 그곳에 절을 세웠다. 그리고는 멀리 중국에서 천 명의 대중이 왔다 하여 올 래(來) 자와 멀 원(遠) 자를 써서 「내원사」라 이름하였다. 또 산신령이 나타나 스님의 길을 막았다 하여 산신령 만났던 자리는 「중방내」라고 불리고 있다.
천 명의 대중을 데리고 가끔 산꼭대기에 올라가 《화엄경》설하던 곳을 「화엄벌」이라 부르는데 지금도 《화엄경》을 놓았던 자리에는 풀이 크게 자라지 못해 풀빛이 다르다고 한다.
이 산 이름을 천성산이라 한 것도 중국에서 온 천 명의 대중이 원효 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모두 깨침을 얻어 그 산에서 천 명의 성자가 나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느 날 제자들이 밤길을 걷다가 칡넝쿨에 걸려 넘어져 발을 빼고 무릎을 다쳤다. 제자들이 다친 모습을 본 원효 스님은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있을까 염려하여 이 산을 다스리는 산신령께 부탁했다.
『산신령께서는 우리 절 대중이 산길을 걷다 칡넝쿨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선처를 바랍니다.』
그 뒤보터 이 산의 칡넝쿨은 옆으로 뻗지 못하고 위로만 꼿꼿하게 자란다고 한다.
내원사(來遠寺)는 음은 같으나 언제부턴사 내원사(內院寺)로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원효 스님이 마루판자를 뽑아낸 절은 널빤지를 날려 보냈다 하여 척판암이라 명했다.
<현대불교미디어센터 ⓒ 2006>
토굴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좌선에 들었던 대사는 갑자기 혀를 차면서 걱정스런 음성으로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어허 이거 참 큰일났는 걸. 어서 서둘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다치겠구나.』
원효대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엇인가를 급히 찾았다. 원효 스님을 시봉하기 위해 바로 윗방에 기거하고 있던 학진 사미는 참선 삼매에 들었던 큰방 스님이 갑자기 일어나 황급히 뭔가를 찾는 모습이 이상하기만 했다.
『스님! 무슨 일이십니까?』
『화급을 다투는 일이 생겼느니라.』
사미승은 어안이벙벙했다.
『스님, 사방이 모두 조용하기만 한데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멀리 중국에서 변이 생길 조짐이니라.』
사미승은 기가 막혔다. 중국에서 일어날 일을 알고 계시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통을 얻어 천하를 두루 볼수 있는 원효대사의 안목을 한낱 사미승이 어찌 이해하겠는가.
원효대사는 급한 김에 딛고 서있던 마루의 판자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신라의 원효가 판자를 던져 중생을 구한다」는 글을 쓰더니 공중으로 힘껏 던졌다.
판자는 마치 큰 새처럼 중국을 향해 날아갔다. 사미승은 큰스님의 괴이한 행동을 그저 의아스럽게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한편 천 여 명의 스님과 신도들이 법당에 모여 막 법회를 시작하려던 중국 태화사에서는 난데없이 날아든 판자에 모두 놀랐다.
『아니 도대체 저게 뭘까. 이상한 물체가 이곳 법당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요.』
한 신도가 갑자기 공중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몇몇 신도들이 법당에서 나와 하늘을 쳐다보았다.
『정말 저게 무엇일까? 거참 이상하게 생겼네.』
『나비도 아니고, 새도 아닌 저런 이상한 물체가 어디서 날아왔을까?』
『그런데 저 이상한 물체가 법당 주위를 빙빙 돌며 더이상 날아가지를 않는군요.』
법당 밖에서 괴이한 물체가 나타났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법당 안에서 법회를 보던 신도들도 이 광경을 보려고 모두 마당으로 나왔다.
이때였다.
『우르릉 쾅.』
멀쩡하던 법당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무너졌다. 마침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온 뒤라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갑작스런 일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신도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서야 날아다니던 판자가 태화사 경내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가 그 판자를 보았다.
『아니 이건 그 유명한 신라의 원효 스님이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 날려 보낸 판자로군요.』
판자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은 머나먼 해동의 고승 원효스님이 천리안을 갖고 자기들을 구해준 사실을 알고는 모두 동쪽을 향해 합장 배례했다. 그리고는 원효 스님의 도력에 감탄을 연발했다.
『정말 대단하신 스님이군요.』
『과연 부처님 같은 성인이십니다.』
『일찍이 거룩하신 성자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큰 도력을 지니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스승을 만났으니 그분 곁에 가서 수행을 하여야겠습니다.』
법회에 설법을 하러 나왔던 한 스님이 원효 스님의 도력에 감읍하여 신라로 떠나려하자 너도 나도 스님들이 줄을 이었다.
스님뿐 아니라 재가 불자들도 원효 스님을 친견하고 법을 배우겠다고 나서니 천 여 명이 신라로 향했다.
원효 스님을 찾아 신라로 들어온 그들은 모두 원효 스님에게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그러나 움막 같은 토굴에서는 천 여 명이 기거할 수가 없었다.
원효대사는 새로 맞은 중국인 제자 천 명이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절터를 찾아나섰다. 스님이 산을 내려오고 있는데 어디선가 백발의 산신령이 나타났다.
『대사께선 절터를 찾고 계시지요?』
『그러하옵니다.』
『이 산 중턱 계곡에 이르면 천 여 명이 수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가람터가 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곧장 그곳으로 가보시지요.』
원효 스님은 걸음을 되돌려 산 중턱으로 갔다. 과연 그곳엔 스님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반듯한 터가 있었다.
원효 스님은 그곳에 절을 세웠다. 그리고는 멀리 중국에서 천 명의 대중이 왔다 하여 올 래(來) 자와 멀 원(遠) 자를 써서 「내원사」라 이름하였다. 또 산신령이 나타나 스님의 길을 막았다 하여 산신령 만났던 자리는 「중방내」라고 불리고 있다.
천 명의 대중을 데리고 가끔 산꼭대기에 올라가 《화엄경》설하던 곳을 「화엄벌」이라 부르는데 지금도 《화엄경》을 놓았던 자리에는 풀이 크게 자라지 못해 풀빛이 다르다고 한다.
이 산 이름을 천성산이라 한 것도 중국에서 온 천 명의 대중이 원효 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모두 깨침을 얻어 그 산에서 천 명의 성자가 나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느 날 제자들이 밤길을 걷다가 칡넝쿨에 걸려 넘어져 발을 빼고 무릎을 다쳤다. 제자들이 다친 모습을 본 원효 스님은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있을까 염려하여 이 산을 다스리는 산신령께 부탁했다.
『산신령께서는 우리 절 대중이 산길을 걷다 칡넝쿨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선처를 바랍니다.』
그 뒤보터 이 산의 칡넝쿨은 옆으로 뻗지 못하고 위로만 꼿꼿하게 자란다고 한다.
내원사(來遠寺)는 음은 같으나 언제부턴사 내원사(內院寺)로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원효 스님이 마루판자를 뽑아낸 절은 널빤지를 날려 보냈다 하여 척판암이라 명했다.
<현대불교미디어센터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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